여행/필리핀

아름다운 해변, 다이버의 천국 Moal Boal!(1)

hansgim 2011. 4. 9. 23:25

오늘은 세부에서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샌드비치 모알보알로 가보자.

모알보알까지는 버스로 3시간, 밴을 이용하면 좀 더 빨리 편하게 갈 수 있다고 하지만

관광이 아니라 여행인만큼 현지인들 처럼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버스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세부시내 서부 버스터미널로 간다.

 

< 지나친 경계는 실수를 낳는 법>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우리 처럼 매표창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물어 물어 찾아가니

출발할 버스 앞쪽에 책상 하나 놓고 표를 팔고 있다.

 

얼마냐고 물으니 "원 헌드레드 세븐"이란다. 내가 책에서 본 요금은 원 헌드레드인데...

그래서 따졌다. 나는 100페소로 알고 있다고. 그랬더니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설명을

하는데 외국인이라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으로 들었다.  

그 순간 숫자에 대한 개념은 없어지고 저들이 바가지를 씌울려고 하는 구나 하는 생각으로

"나는 100페소로 알고 있다. 100페소만 받아라"며 돈을 주니 돈을 받고 티켓에 구멍을 뚫긴

뚫었는데 표는 주지 않고 버스를 타란다.

 

또 한번의 긴장, 아니 표도 안주고 어떻게 차를 타라고. 표를 달라고 따지니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요금이 적혀있는 보드를 보여준다. "107페소" 헉! 여기서 숫자에 익숙하지 않는 무식이

탄로가 난 것. 나는 처음에 100페소만 생각하고 있다가 세븐이 더 붙으니 그것을 70페소로

오해 했던 것. 미안하다고 하면서 잔돈이 없어 20페소를 주었는데 잔돈을 주지 않고 승차표

뒤에 "13" 이라고 쓰더니 버스에 타면 준단다.

 

또 한번의 긴장감. 이들이 기어코 13페소라고 떼어먹겠다는 것인가? 왜 지금 주지 않냐고

달라고 따졌더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1페소짜리를 짠득 꺼내 13개를

세어주려고 하는데 다른 친구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5페소짜리 2개를 꺼내 1페소 3개를

얹어준다. 사실 1페소짜리는  많으면 무게만 나가지 모일때까지 그리 쓸모가 없다. 그래서 1페소

3개는 팁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돌려주고 버스를 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중간 중간 승객이 내리고 타는데, 그때 손님에게 받은 돈으로 거스름돈을

받지 못한 승객에게 돌려주고 있었던 것이고 표를 팔던 친구는 이 버스의 차장이었던 것이다.

 

암튼 이제 버스는 탔으니 반은 성공한 셈이다.

 

 

앞에 서있는 푸른색 상의의 친구가 나와 표값으로 실랑이를 벌이던 이 버스이 차장이고, 뒤에 서있는 친구는

생수를 팔러온 장사꾼이다. 버스가 설때 마다 여러가지의 물건을 파는 잡상인들이 탔다가 내린다.

우리나라도 과거에는 버스에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전철에서나 볼수 있으니 그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필리핀 버스의 특징은 왼쪽 좌석은 2인용이 아니라 3인용이다. 그래서 성인 3명이 앉으면 정말로

꽉 끼여 갈 수 밖에 없다.

 

 

 남자 차장이 계속 차안을 돌아 다니며 돈을 받고 거스름 돈을 주며, 승객이 새로 타면 가위같은 펀치로 움직이는

 차안에서도 능숙하게 티켓에 구멍을 뚫어 주는데 그것도 재주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이 것이 차표이다. 위에 1, 0, 7에 구멍이 뚫린 것은 요금이 107페소라는 것인데 아래쪽 구멍은 무엇을 의미

하는지 아무리 보아도 모르겠다.

 

<  여행을 즐겁게 해준 현지인들과의 만남과 헤어짐>

 

 버스에 타니 다행이 자리가 하나 남아있었다. 3시간을 가야 하는데 나중에 탄 사람들은 서서 가기도 한다.

왼쪽 옆과 앞에 아이를 데리고 탄 일행들이 있어 말을 걸어보니 현재 셋은 유치원 선생인데 남자 1명, 걸 3명,

(^^ 이들 모두 아줌마들인데 아직 나이가 어리다고 자신들을 "girl"이라고 했다.) 아이들 3명 총 7명이 나와 같은

모알 보알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고자 하는 해변은 달랐다. 나는 화이트 비치를 가려고 하는데 이들은

화이트비치는 비싸서 파삭사마 비치를 간단다.

 

까뜨리나, 이들이 데리고 온 예쁜 공주! 필리피노들은 다른 건 몰라도 눈은 정말로 예쁘다. 실물은 사진보다

 훨씬 예쁘다. 이 아이 엄마에게 나중에 미인대회 나갈 수 있겠다고 하니 "코가 낮아서 힘들 것 같단다." ㅎㅎ

 

 

첨에는 어색해 하더니 나중에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멋진 포즈를 잡는다. 다만 움직이는 차안이라 카메라가 흔들려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없었다.

 

 

 대화는 주로 이 아이의 엄마와 나눴는데 사진은 여아만 찍는 것 같아 미안해 이 아이도 한 컷!^^

 그런데 혹시 위 사진에서 저 옆에 간난 아이와 가방에 붙은 글자가 보이는가?

 

 

 

 저 아이는 이제 생후 2주된 갓난 아기란다. 도심에서 출산하고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그런데 옆에 앉은 아버지라는 사람은 창문을 열어 놓고 바람을 맞아 내가 괜히 아이 걱정이 되었다. 

 

 

사진이 흔들려 잘 보이지 않는다만 내용은  창원소재 "감초당 약국". 필리핀에서 보는 한글이 반가워 어디서 

났나고 물으니 돈 주고 시장에서 산 것이란다. ㅋㅋ 

판촉용으로 돌리는 가방이 해외에서 기성 제품으로 팔리고 있다니 이것도 국위 선양인가?ㅎㅎ 

 

 카트리나 일행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내가 방해가 되지 않는 다면 나도 방향을 바꿔 같이 파낙사마비치로

가도 되겠냐고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버스가 중간 기착지에서 정차하자 이들이

모두 내렸다. 3시간의 장거리 여행에 애들이 힘들어 할 것 같아 좀 쉬었다가 간다고 한다. 아! 같이 가면 좋았을

텐데...

 

 

 

중간 중간 이런 뻥튀기 장사도 타고 내리고

 

눈에 익숙한 코카콜라 간판도 지나치고.

근데 우스운 것은 코카콜라가 우리 것이 아님에도 낯선 타국에서 코카콜라나 맥도날드 간판을 보게되면

왠지 반갑다는 것. 역시 사람들 뇌리에 주입시키는 이미지 마케팅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차창 너머로 호수도 보이고

 

바다가 보이는 것을 보니 이제 보알 모알에 거진 다 온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