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시내를 하루 둘러 본 후, 여기선 트레킹을 하지 않으면 더 머물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숙소를 통해 1일 트레킹을 신청했다.
트레킹하는 날 아침 8시 40분경 숙소로 가이드가 픽업을 왔다.
봉고 차량에 탑승하니 어려보이는 동양인 여자 1명이 먼저 타고 있다.
속으로 ‘ 한국인은 아닌 것 같고... 중국 앤가?’하면서
그냥 ‘안녕하세요?’했다.
그런데 그 애가 “안녕하세요?” 하는 게 아닌가?
‘어!!!’ 반기는 표정으로 ‘한국....?’하는데 이 애가 막 두 손을 젓는다.
자기는 중국사람 이라며... 그러면서 자기도 막 웃는다. ㅋㅋ
그 애 뒷자리에 앉아 그럼 한국 인사를 어떻게 아냐고 물으니 한국의 슈퍼스타들 때문에 안다고 한다.
역시!! 한류의 대단함이다. ㅋㅋㅋ
그렇게 시작한 트레킹 일정은 중국, 프랑스, 이스라엘계 미국, 호주, 폴란드, 러시아인 등 총 13명이 참가하여 시작되었다.
그 중 폴란드인이 영국의 코미디언 Mr. 빈처럼 생겼는데 쉴 생 없이 영어로 떠들어 댄다. 영어를 어떻게 잘하냐고 물으니 자기는 독일어와 러시아어는 배웠지만 영어는 정식으로 문법을 배운 적이 없단다. 그냥 컴퓨터게임을 하면서 영어를 배웠단다... 언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방문지는 난과 나비농장...
우리의 이동수단 봉고, 여기선 미니밴이란 멋진 이름으로 불린다.
난 농장 내부,
가이드는 여기서 얼마를 머물 거라는 등의 아무런 안내도 없이 그냥 내려서 차도 마시고 둘러보란다. 출입구 안쪽에는 보석들을 파는 매장이 있다. 농장에 왠 보석가게???
한국에서도 많이 찍었던 꽃들의 접사를 똑딱이로 찰칵..
사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트레킹인지, 투어인지에 대해 약간의 불신이 생겼었다. 사실 말이 ‘난과 나비농장’이지 보석을 팔기위해 관광객용으로 만든 아주 작은 형식적인 농장이었다.
두 번째 방문지는 목긴마을. 한국 TV에도 방영이 되었었던, 여자들이 목에 링을 여러 개 둘러 목을 길게 늘여야 미인이라는 마을.
징그럽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실제 보면 어떨까 호는 호기심이 있었지만 가이드가 다 왔다고 내리라고 하는 순간부터 이건 아닌데 하는 느낌이 왔다.
난 농장에서 한 십여분을 왔나 했는데 목긴 마을이라니...
통상 그런 고유의 전통을 유지하고 사는 부족들은 문명인들의 발길이 뜸한 오지에 살게 마련인데 이건 뭔가 이상했다.
마을을 들어서면서 그런 생각은 더 강해졌고, 가이드에게 질문을 한 결과 내 부정적인 생각이 맞다는 판단이 들었다.
이 마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냐는 질문에 ‘50명의 여자만 있단다.’
50명 짜리 원시부족마을이 문명인들과 가까운 곳에???
더구나 이곳은 이 들이 진짜로 생활하는 마을이 아니라 관광객에게 물건을 팔기 위한 매장이었다,
‘혹시 이거 진짜 이들의 마을이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해 조성된 마을이 아니냐?’고 물었다.
가이드 왈 “그런 면도 없지 않다. 이 사람들은 버마(미얀마)쪽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2-3년 전부터 여기서 산다는 것이다.”
얼마인지 모르지만 이 마을에 들어오려면 입장료를 내야하고, 여행사에 따라 이 마을을 포함하면 트레킹 비용이 200 ~ 300바트 올라간단다. 그리고 정작 우리가 방문한 곳은 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도 아니고 물건을 파는 가게였을 뿐이었다.
모두가 똑 같은 물건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이라고 선전한다.
가이드가 사진을 마음대로 찍어도 된다고 했지만 왠지 미안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우리가 입장료를 냈고 그것이 결국 이들의 모델료인 것이다.
누군가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어 보자는 사람들에게 이들 또한 이용당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세 번째 방문지는 밤부(대나무 뗏목)레프팅
천천히 흐르는 강을 대나무 뗏목을 타고 이동한다는 밤부타기...
예상과 달리 물살이 너무 느렸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앉아서 하천 좌우의 별 볼 것 없는 경치만 보다가 끝난 일정이라 별 감흥은 없었다.
위 사진의 뒤에 앉아 있는 사람이 Mr.빈을 닮은 폴란드인이다.
중간에 자기도 노 젓는 흉내를 내 본다고 폼을 잡았다.
하류 목적지에 도착하니 크레인이 밤부를 끌어 올린다. 뭔가 했는데...
아래로 내려간 밤부를 다시 타고 올라 올 수 없으니 트럭으로 옮겨 실어, 다시 상류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네 번째 방문지는 코끼리 타기...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말, 낙타, 당나귀 등 많은 탈 것들에 대한 숱한 권유를 뿌리쳐왔는데 코끼리는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인지 아프리카 코끼리 보다는 몸집이 작다는 태국 코끼리였지만 나한테는 여전히 큰 놈이었다.
내가 탄 놈은 나처럼 반골 기질이 있는지, 길도 앞에 가는 다른 코끼리를 따라 가지 않고 일부러 험한 길로 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주인에게 가혹한 체벌을 당하곤 했고 그 때문에 맘이 별로 편하지 않았다.
나와 함께 탄 호주친구, 이 친구 몸집이 커 나는 한 켠으로 밀려 앉아야 했다.
숙달된 조련사 이지만 안장도 없이 코끼리 머리에 앉아 가파른 길에도 균형을 유지하는게 신기하다.
배가 고팠는지 그렇게 딴 길로 가 풀을 뜯어 먹으려 하던 이 놈. 바바나 주는 곳에 가니 큰 코를 위로 들어 뒤로 쳐 들이 민다.ㅎㅎㅎ 지구상에 있는 모든 피조물들은 결국은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는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코끼리 타는 것 자체는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이 자체가 동물 학대일 수 있고 조련사들이 날카로운 연장으로 귀 옆을 찌르거나 때릴 때는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섯번째 방문지는 급류래프팅...
한국에서도 동강에서 래프팅을 한다는 말을 들었고 호기심도 있었지만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트레킹 코스에 래프팅이 있단다.
일행 중 유일하게 긴바지를 입고 있던 나에게 가이드가 갈아입을 옷이 있냐고 묻는다. 당근!!! 수영복이 있다니 갈아입으란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래프팅하는 것을 직접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다는 것.
기록으로는 못 남겼지만 기억 속에는 이번 트레킹 중 제일 신선했던 경험이었다.
마지막 여섯 번째 방문지는 산행을 겸한 산중 폭포...
약 40분 가량을 걸어가야 하고 폭포수 아래서 수영도 가능하다는 가이드의 말에 기대를 했다.
사실 우회 도로가 없는 것이 아닌데 일부로 산길을 가는 것 같다.
몸집이 좀 나가는 미국애는 더운지 웃통을 벗어 버렸다.
가는 길에 만난 코끼리... 이 놈이 우리가 접근하니 대무나 조각을 집어 우리 쪽 아래로 집어 던졌다. 그런데 카메라를 들이 대니 총으로 오인했는지 겁먹은 듯이 뒤로 주춤 주춤했다.
산길을 내려와 다시 도로를 따라가다 도착한 폭포.
도착하기 전 폭포가 있음을 알리는 커다란 물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정작 가서 본 모습은 실망!!!
옆에 있던 중국 애가 “ 여기는 트레킹 코스로 올만한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 와중에서 역시 모든 환경에 즐길 줄 아는 서양 애들은 하나 둘씩 옷을 벗고 폭포 밑으로 들어간다. 수영이 아니라 멱 감으러... ㅎㅎㅎ
그들의 환경 적응력에 부러워하며 관망하는데 갑자기 폭포 밑으로 들어갔던 서양 여자애가 비명을 지른다... 헉! 쳐다보니 물살에 가슴 가리개가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손으로 가슴을 감싸고 있다. 이왕이면 손으로 얼굴을 가렸으면 좋으렴만...ㅎㅎ
그 것으로 당일치기 치앙마이 트레킹은 끝났다.
신선했던 레프팅, 석연찮았던 목 긴마을과 난나비농장...
살면서, 여행하면서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다. 그나마 좋은 것도 있었다는 점에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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