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방콕의 카오산로드에서 한인게스트 하우스에 묵는 동안 정말로 밥먹으러
나갈 때를 제외하곤 '방콕'했다.
왠지 모르게 카오산 로드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소통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카오산에 배낭 여행자의 천국이란 별명이 붙여진 것은 저렴한 숙소와 저렴한 식당이 많아 돈이 부족한 배낭여행자들이 장기 체류할 수 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안 후로는 그런 이유로 북적대는 그 곳에 별로 흥미가 없어졌다.
카오산 로드로 진입하기 전의 대로변. 관광지라 요란하게 장식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국왕 탄신일 경축행사를 앞둔 치장이었다.
태국인들의 국왕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한 것 같다.
국왕 탄신일 전날 수 많은 시민들이 왕궁 근처에 몰려와 저렇게 가로수와 길거리를 노란 꽃으로 치장하고
전야제 행사를 즐긴다.
얼마전 홍수로 큰 피해를 입고 아직도 복구가 안되었는데...
우리의 전통에 따르면 국왕이 복이 없어 재앙이 발생했다고 원성이 심할텐데 말이다...
왕근 근처 넓은 잔듸밭에는 각종 국왕 홍보물들이 전시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가수의 공연도 열렸다.
불심 깊은 불교국가 답게 많은 시민들이 맨발로 탑돌이를 하고 있다.
국왕의 만수 무강을 비는지...아님 개인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진 모르지만...
국왕의 사진과 업적을 기록한 부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국왕 사진 아래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저런 티를 입을 사람이 많지는 안은거 봐서 일부 골수 충성자나 관련 단체 사람이 아닐까? ㅋㅋㅋ
대형 스크린에서 내 얼굴을 잡았다. 미국에서 5달러에 산 잠옷 같은 XX Large 남방을 입고...ㅋㅋ
방콕 다음으로 움직이기로 한 것이 방콕에서 북쪽으로 버스로 약 6시간 반 정도 가는 '수코타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만은 못하지만 불교유적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란다.
아침 7시 반경 숙소를 나와 버스를 타러 갔다. 가야 하는 곳은 북부 버스터미널. 카오산에서 뒷길에서 3번,
카오산에 들어오기 전의 대로변에서 59번이 간단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그날이 태국 국왕의 탄신일...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경찰과 군인, 행사차량들이 앞을 지나가더니 점점 거리에 차량이 줄어든다. 아무래도 기념행사를 앞두고 차량통제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정보에 의하면 8시 45분에 수코타이행 버스를 탄 사람이 있던데...
이러다 안되겠다 싶어 마침 오는 택시를 잡아타고 북부터미널(콘송 머칫 마이)로 향했다. 택시 기사가 요구한 금액은 200바트. 좀 과한 것 같았지만 왠지 깍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 그냥 오케이 했다. 택시 기사가 신이 났는지 지름길을 찾아 열심히 달려 십여분만에 버스터미널의 수코타이행 매표소 앞에 내려주었다. 기사가 돈을 받으면서도 내 눈치를 보는 것 같다. 마치 "저 넘이 딴소리 하는 건 아닐까?" 하고 경계하는 눈초리로... 바가지라도 약속한 것은 주는게 멍청한 내 스타일이다. 도착 시각은 8시 30분경...
바로 앞의 창구로 가서 수코타이를 왜치니 10시 반 버스란다. '오우! 노우!' 8시 45분차가 없냐고 하니 옆 창구로 가란다. 옆의 다른 창구로 가서 물으니 9시 버스가 있단다. 오우케이! 요금은 326바트. 카오산에서 더 멀리 떨어진 차앙마이까지 가는 여행자버스가 300바트인 것에 비하면 비싸지만 이 버스가 오히려 빠르다는 것을 들었다.
역시 땅 덩어리가 넓은 나라들은 못 살아도 대부분 장거리 버스 정류장이 잘 되어 있다. 여기도 버스 터미널에 버스 승강장이 100군데가 넘는 것 같다.
버스는 정시에 출발했다.
야간에도 운행하는 버스라 그런지 좌석마다 담요가 비치되어 있었다. 12시쯤 되어 휴게소에 들렀는데 내리기 전 차장이 뭐라 뭐라 했지만 알 수 없었다. 나중에 보니 점심 먹을 때 버스표를 보여주면 밥값이 일정 부분 할인된다는 내용이었나 보다.
통상 식당에서 40바트 정도 하는 점심을 버스티켓을 보여주니 단돈 5바트에 먹을 수 있었다.
불교국가 답게 거리에 사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물난리가 지나간지 벌써 한달은 되었을텐데 아직도 방콕 주변 곳곳에 물이 빠지지 않은 곳이 있고
어떤 거리는 사람들이 물속으로 다니는 곳도 있었다.
아래 거리는 지금막 수해를 당하고 있는 거리처럼 물이 차있고 그 물 속을 사람들이 다닌다.
내 자리 건너편에는 프랑스 모녀가 앉았다. 딸이 이번에 대학을 졸업하고 졸업여행을 엄마랑 온 것이란다. 전공은 간호학... 그런데 딸은 다른 프랑스 애들과 달리 영어를 거의 못한다. 그래서 뭘 물어보면 대답은 엄마가 했다. 알고 있던 것과 달리 버스는 6시간 반 만에 수코타이 터미널에 도착했다. 바로 수코타이 터미널 근처에서 프랑스 모녀가 수코타이냐고 물어와 ‘아직 한 시간 반은 더 가야 한다.’고 아는 척을 했는데 10분도 못되어 수코타이에 왔다고 차장이 알려준다.ㅜㅜ 정확히 모르고 아는체 했더니 ㅋㅋㅋ
수코타이에 왔지만 숙소 예약은 없었고 인터넷에서 올드 씨티에 있다는 수코타이'올드시티 게스트하우스' 이름만 알고 왔다. 버스에서 내리니 택시 기사들이 접근한다. 숙소 명함들을 보여주며... ‘난 올드 씨티에 간다.’고 하니 거기까지 14km이고 뚝뚝이로 200바트를 내란다. 아침과 달리 여기선 ‘노우! 비싸다!’하면서 돌아서서 안내데스크를 찾았다. ‘적정한 택시 요금이 얼마냐?’고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20분 있으면 올드씨티에 가는 로컬버스가 플랫폼 4번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가격을 물으니 남자가 “트벤티!”라고 한다. “트벤티?”라고 이상해 되물으니 옆에 있던 여자 안내가 “퇸티!”라고 다시 알려준다. 태국식 발음인가?, 독일어식 발음인가? ‘Twenty’, “트벤티”.... 가능한 발음이다. ㅎㅎ
로컬버스는 장거리 버스에 비하면 정말 시설이 형편없었다. 차 안에 사람 크기 만한 타이어가 타고 있고, 문도 열어 놓고 그냥 간다... 그래도 차장이 있어 목적지에 도착하니 나한테 올드 씨티라고 내리라고 알려준다.
이것이 올드시티 앞을 지나가는 로컬버스다. 요금은 20바트...
내려서 어디에 숙소를 잡아야 하나 두리번거리며 보니 바로 길 건너에 내가 적어온 ‘올드시티 게스트하우스’의 간판이 보인다. 찾아 들어가니 마당도 넓고 시설도 값에 비하면 좋았다. 단지, 주인인지 접수에 앉아있는 남자의 퉁명스럽고 귀찮아 해 보이는 태도가 맘에 안 들었을 뿐...
가격은 에어콘, 선풍기, 실내(외)화장실, 샤워시설 등에 따라 140, 200, 300, 400바트, 그 이상 등, 다양했지만 난 에어콘이 필요 없다고 생각해 300바트에 더블베드룸을 혼자 사용했다. 그런데 사실 별로 더위를 못 느껴 선풍기 조차 틀지 않고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수코타이의 명소 불교역사 공원을 방문했다.
걸어야하나, 자전거를 빌려야 하나 고민했는데 숙소에서 바로 나와 앞을 보니(역사공원이 바로 숙소 길 건너에 있다.) 꽤 넓어 보여 자전거를 빌렸다. 아침부터 오후 6시까지 사용료 30바트.
공원 입구에서 자전거를 세워놓고 표를 사는데 안내판에 입장료 100바트, 자전거 10바트라고 되어있다.
순간! ‘아! 여기서는 자전거를 10바트에 빌려주나 본데 괜히 30바트를 주고 빌렸네!’ 하면서 표 파는 사람한테 ‘난 밖에서 자전거를 30바트나 주고 빌렸다.’고 하면서 100바트를 주니 “바이스클?”한다.
‘엉? 뭔 바이스클? 난 이미 빌렸는데! 또 빌리라고?' 라고 하니 “바이스클 10바트!” 한다.
이런! ㅋㅋㅋ 그건 자전거를 갖고 들어가는 경우 추가입장료 10바트를 더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일 첨에 간 곳이 규모가 제일 크다는 Wat Mahati라는 사원유적지다. 그 외에 공원내에 여러 가지 다른 이름들의 사원 유적지에 탑과 불상과 열주들이 있지만 다 기억하고 본다는 것은 내 머리로는 불가능했다.
보면서 이집트의 신전과 불교신전과 그 규모는 달라지만 모두가 수 많은 기둥들을 세워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알았다.
아래는 이집트 룩소르에 있는 샤크란 신전내 열주들...
수코타이 역사공원을 둘러보면서 사실 유적 자체보다 유적지와 인접한 수많은 연못에 비쳐진 유적의 반영을 카메라에 담는 즐거움이 더 컷다. 바람이 잔잔한 연못 사진을 방해하긴 했지만...
수코타이 역사공원에서 자전거 대여를 적극 추천한다. 차도 없는 넓은 공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안전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으니...
게다가 이 공원의 입장권은 1회가 아닌 1일권이라 점심때 나갔다가 점심먹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입장해 하이킹을 하며 주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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