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동및 아시아

읽은 그대로, 들은 그대로를 보여준 피라미드와 주변인들...

hansgim 2011. 12. 1. 02:20

 

 

 

피라미드...

 

살면서 ‘피라미드’라는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단계 피라미드’가 아니라 ‘이집트 피라미드’를,


그 만큼 유명한 피라미드를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간다...

얼마나 즐겁고 흥분되는 일일까?...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왜냐구?...


ㅎㅎ 그건 피라미드의 명성만큼 피라미드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바가지와

사기 상혼들이 여행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피라미드를 가기 전 인터넷은 물론 한인 숙소에서 직접 들은 얘기는

“그 근처에서는 현지인 누구의 말도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래, 아무도 믿지 말자!’ 다짐하고 전철을 이용해 ‘기자역’으로 향했다.

기자역에 도착해 좌우 두 갈래 출구에서 고민하다 좌측 출구로 나가려는

순간, 뒤에서 “그 쪽이 아니라 반대로 가야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보니 젊은 남자가 피라미드는 오른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은 왼쪽으로 나간다. 순간 의심했지만 그 친구가 자신은 다른 쪽으로

나가니 믿을 수밖에.


오른쪽 통로를 나가 계단을 오르는데 아까 그 친구가 뒤에서 어느 피라미드를

가냐고 묻는다. 순간 내 얼굴이 좀 찡그려 졌다. ‘아니! 피라미드는 그 쪽이라고

알려준 놈이 어느 피라미드를 가냐고 묻다니!

잔뜩 찡그린 얼굴로 무슨 소리냐고 하니 그 친구 왈 “두 가지 피라미드가 있다.

걸어가는 피라미드와 말을 타고 가는 피라미드.”

계단을 내려가며 ‘난 걸어간다!’며 강하게 대답했더니 그 친구 그럼 그 길로

내려가면 된다며 자신은 다시 돌아간다.


하지만 이 사람 저사람 물어가며 십분 이상을 헤맨 끝에 그 친구에게 골탕먹은 것

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친구가 나에게 말 타는 것을 권유하기 위해 반대방향으로

유도했다가 걸어간다니 그냥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놔두었던  것이다.


어쨌든 다시 방향을 잡아 기자역 왼쪽 출구로 나와 큰 길의 지하차도 건너편에서 ‘하렘’을

간다는 미니버스(1파운드)를 타고가다 피라미드가 왼쪽으로 보이는 하렘에서 내렸고, 같이 내린

할머니 가족을 따라 길을 건너 피라미드 입구 근처 까지 가는 봉고버스를 0.5파운드에 타고

피라미드 진입로에 내릴 수 있었다.

 

피라미드로 가는 진입로... 근데 아무런 영문 안내판을 못 본 것 같다. 없는 건지 못본 건지...

 

 

사기 호객꾼들이 많고 정식 입구는 오른쪽 길로 가야 한다는 글을 본 것 같아 그 길로 가는데 또 한 친구가 다가와 내 팔을 잡으며 그 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가야 한단다.

왼쪽을 보니 여러 마리의 말들이 모여 있었다.  그 역시 호객꾼 이었다.


그를 뿌리치고 걸어가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입장하는데 정복이 아니라 평복을 입은 친구들이 표를 달란다. 싫다고 뿌리치니 자기들이 여기 공무원이란다. 보안 검색대 앞에 경찰인지 청경인지 2명의 정복을 입은 자들이 있었지만 아무소리도 안한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 그들이 내 표를 가져갔는데, 입장하니 내 표를 들고 자기들이 여기 가이드라며 본색을 드러내기에 그냥 표를 뺏어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 유적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삐끼들과 사기꾼들의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신경을 쓰느라 그 유적의 장엄함에 감탄할 시간조차 뺏기고 있다니...

 

 

입구에서 본 피라미드 전경. 하지만 주변에 노점상의 좌판대와 각종 공사도구들 때문에 사진을 버린다.

 

 

안으로 들어가니 스핑크스가 정면에서 맞이한다.

그 앞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오른쪽에 있는 쿠푸왕의 피라미드로 가는데

그 앞에서 한 친구가 표를 보여 달란다. 너무 많이 들어본 수법들...ㅋㅋㅋ

 

 

피라미드의 수호신인 이 스핑크스는 여러번의 침략 전쟁을 겪으면서 코가 잘리고 수염이 뽑혔단다.

 

 

 

 

오히려 내가 인상을 쓰며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하니 주춤한다.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하니  그 친구,

자신도 내게 계속 표를 달라며 하는 말이 자기는 여기 가이드란다.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 것이 3대 피리미드중 제일 규모가 크다는 쿠푸왕 피라미드란다.

 그 옆으로 있는 피라미드는 쿠푸왕의 아들과 손자인 카프레왕과 멘카우레왕의 것으로 3대 왕의 피라미드

가 이 곳에 있는 것이란다.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말과 낙타를 타라는 장사꾼들의 접근이 이어졌지만

강하게 ‘안탄다. 나한테 시간낭비 말라.’고 하면 알아듣는 것 같았다.

 

 

 

 

 

 

                  받침돌은 큰 것으로, 위로 올라 갈 수록 돌의 크기가 작아진다.

                  어떻게 저 많은 돌들을 깍아 저 위로 올렸을까? 그 것이 믿기지 않는다...

 

 

 

 

두 번째 카프레왕 피라미드에 접근해 사진을 찍는데 피라미드 앞에 몰려있던 경찰 한명이 나를 부른다.

속으로 ‘니가 나를 왜 부르니?’하며 사진 몇 장을 찍으며 있으니 다시 부른다. 계속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다가가니 어디서 왔냐고 한다. 총을 가지고 있기에 정말 총알도 넣고 있냐고 하니 실탄이 장전된 탄창을 보여준다. 싫다고 하는 걸 계속 카메라를 대니 포즈를 잡는다.

 

 

사진을 찍고 나니 내 사진을 찍어준단다. ‘거저가 어디 있겠어!’하며 거절하다가 ‘그냥 뭐 조금 주자!’ 생각하고 사진을 부탁했는데, 어! 이 친구가 요구하는 포즈를 취해주었더니 금방 멋진 사진을 찍어준다. ㅎㅎ

손해 볼까 너무 지나친 경계를 하는 것 보다 조금 마음을 여는 것도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칠레애가 버린 남방 줏어 입고 발 편하다는 못난이 신발 신었더니 사진 정말 폼 없다. ㅋㅋㅋ

 

 

 

 

 

 

 

 

세 번째 쿠푸왕 손자인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는 내부에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 같았지만 나는 들어가지

않았다. 사실 무덤에 별 관심이 없었고 피라미드의 규모에만 관심이 있었기에...

 

 

멘카우레 왕의 피라미드 옆엔 작은 피라미드가 몇개 있었다. 

 

왼쪽이 제일 크다는 쿠푸왕피라미드, 앞에가 그 아들인 카프레왕 피라미드다. 

 

 세개를 동시에 한 컷에 담아보려 했는데 그러려면 더 멀리 가야 하기에 여기서 만족하고 찍었다...

 

 

 

위 사진은 1명의 이집트 남자가 3명의 부인을 거느리고 피라미드 구경을 온 것 같아 찍었다.

현지인들마다 달리 대답하지만 1부 2-4처가 가능하단다.

 

 

 

피라미드가 있는 곳은 비교적 높은 지대였다. 그래서 그 아래 도시가 한 눈에 보인다.

당시도 풍수지리를 이용해 묘지를 택했나 보다. 

 

 

카프레왕 피라미드의 정면을 지키고 있는 스핑크스 

 

 

 오랜 풍화작용으로 많은 손상되어 있었다.

 저 스핑크스는 하나의 자연석을 조각한 것이란다.

 

기대도 걱정도 컷 던 피라미드 방문...

기대한 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걱정한 만큼의 안 좋은 일도 없었다.

민박 주인의 말처럼 ‘꾼들한테 낚이지 않고 구경했으면 잘 한거예요!’ 에 위안을 삼는다.


관광객들이 당하는 사기도 무언가 싸고 좋은 조건만을 쫓다보니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한국인들은 무조건 가격을 깍고 싼 것만을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 또한 거리 노점에서 빵 1개 값이 1파운드라는 말에 놀라  비싸다며 정색을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 나라 물가가 싸서 그렇지 한국돈으로 200원밖에 안 하는 것이었다. 

 

싼 것만 찾기보다 적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여행을 즐긴다면 여행이 훨씬 즐겁고 사기당할 위험은 줄어들

텐데 나는 물론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는 그게 쉽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