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아름다운 산과 자연과 동물이 어우러진 여유로와 보이는 나라
한국인들의 스위스 여행은 루체른과 인터라켄으로 거의 코스가 정해져 있단다.
원래 남들 다 하는 것은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나.
처음에는 인터라켄을 거치지 않고 체르마트라는 곳으로 가려했으나 숙소사정이
좋지 않아 결국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한국인들이 인터라켄을 가는 목적은 대부분이 융프라우요흐를 오르기 위한 것이란다.
유레일패스가 없는 나에게 융프라우요흐 티켓은 186스위스 프랑.
인터넷을 검색하다 동신해운에서 제공하는 할인권을 얻었다. 이것을 제시하면 티켓 가격이
133프랑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인터라켄 2박 후 루체른으로 이동하려했으나 계획을 바꿔 한 군데라도 제대로 보기로 하고
인터라켄에서 3박 하기로 하고 동신해운 할인권으로 융프라 철도 2일권을 175프랑에 구매했다.
융프라우요흐는 물론 휘르스트, 쉬니켈 프라테, 하더 클룸 등 4개의 코스를 구경할 수 있다.
(Jungfraujoch, First, Schynige Platte, Harder Kulm)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요흐를 가려면 기차를 2번 갈아 타야 하고 코스도 2가지다.
기차시간에 따라 코스가 달라지는데 동역에서 09:35분 차를 탄 나는 인터라켄-그린델발트-클라이네사이텍-융프라우요흐 코스로 가게 되었다.(물론 라우터부룬넨 쪽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빌데스 빌에서 기차를 갈아 타면 된다.)
그린델 발트에서 갈아탄 클라이네 사이텍행 기차, 경치 구경을 온 관광객들을 태운 열차답게 넓은 통유리로 좌우와 천장을 통해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하지만 유리를 통해 사진을 찍은 것은 한계가 있다. 반사되는 영상과 유리창의 이물질이 사진을 방해한다.
이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통상의 궤도 열차가 아니라 톱니바퀴 열차를 이용한다.
워낙 가파른 곳을 오르기 때문이다.
쉬니게 플라테에서 갈아탄 열차는 중간에 2번 사진 포인트에서 5분간씩 정차하며 전망대의 유리창을 통해
사진을 촬영하도록 한다. 저 멀리 보이는 하얀 것은 구름, 운해다.
여기가 3,160미터 지점임을 알리는 두번째 촬영 포인트
유럽에서 제일 높은 3,454미터의 산으로 유럽의 정상(Top of Europ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융프라우요흐. 그런데 첫번째로 높은 산은 아닌 것으로 들었다.
열차는 경사진 산길과 터널을 통해 산 위에 오른다. 바위를 뚫어 터널을 만든 스위스인들의 노력이 놀랍다.
한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열차내에서 중국어와 일본어 다음에 한국어 안내방송까지 나오는 융프라우요흐 철도관광.
하지만 그것 뿐 눈 덮힌 하얀 설산 외엔 정상에서 볼 것은 별로 없었다.
사람도 마찬가지 같다.자신이 정상에 있을 땐 더 이상 위에 보이는 것이 없고 아래만 보이기 때문에 눈앞에
별로 보이는 것이 없고 거만해 지듯이, 산의 정상에서도 위로는 하늘뿐이고 내려다보이는 것 밖에 없으니
별로 감흥이 없는 것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보면 사방에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보습이 보인다.
통상 170 스위스프랑인데 할인권이 있으면 155프랑 까지 가능하단다.
하고 싶었지만 관광객이 아닌 배낭여행자에겐 큰 돈이라 생략
융프라우요흐에서 일찍 내려와 휘르스트(First) 케이블카 역으로 이동.
휘르스트 역은 그란델 발트 역 위로 약 10분정도 올라가면 왼쪽에 있고 휘르스트 정상은 2,168미터다.
아래로는 소와 양들이 풀을 먹는 푸른초원이 있고 위로는 만년설에 덮여 있는 산들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 쉬니켈프라테 정상의 대장간 , 죽어있던 카메라를 살리다.
다음 날 아침 해발 1,967 미터의 쉬니겔 프라테로 향했다.
기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출발역인 인터라켄 동역이 아니라 환승역인 빌더스 빌로
직접 가는 도중 아침 안개에 휩싸인 농촌마을의 너무나 환상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급히 카메라를 꺼내다가 카메라를 떨어뜨렸다.
뉴욕에서 한번 떨어뜨린 후 반자동이 되어버렸던 카메라가 이제는 완전히 가버렸다.
아무리 시도해도 찌그러진 렌즈틀 밖으로 렌즈가 나오질 않는다. 맙소사!...
이 아름다운 장면은 물론 오늘 오르는 쉬니겔 프라테의 모습도 기록할 수가 없다.
그저 눈으로 보는 수밖에...
어디에 드라이버 같은 연장이 있다면 한번 고치려는 시도라도 해 볼 텐데..
열차를 타고 오르는 동안에 좌우로 펼쳐지는 경치들을 전혀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다.
그저 남들 촬영하는 모습만 구경할 뿐
역에서 내려 남들은 하이킹코스로 이동하는 동안 나는 어디서 카메라를 손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서성거렸다.
그때 한쪽 구석에서 긴 칼날을 망치질하며 몇 명의 관광객에 둘러쌓여 있는 한 사람.
다가가 보니 거기에 대장간이 있었다.
“연장을 빌릴 수 있을 거야!”
잠시 관광객들이 떠나길 기다린 후 다가가 사정을 말하고 드라이버와 끝이 뽀족한
연장을 빌렸다. 몇 분간의 노력 후 역시 손으로 끄집어내야 하지만 간신히 카메라를 작동
시킬 수가 있었다. 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의 표현으로 가방에 있던 스낵 하나를 대장장이에게 전달한 후 주변의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이런 운해는 사실 우리나라 지리산에서도 볼 수는 있다. 다만 지리산은 이 곳과 달리 장시간의 산행으로
정상에 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멋진 운해는 지리산에서, 그리고 대학때 전방에 교련실습 나갔을 때에 이어 3번째로 보는 것 같다
위 열차가 쉬니게 플라테 까지 운행하는 톱니바퀴 열차다.
* 도르레가 끌어주는 견인 열차를 타고 하더 클룸
인터라켄 동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하더 클룸역에서 도르레로 끌어 올리는 특수 열차를
타고 오르는 하더클룸 산(1,322미터)
호수때문에 발생하는 안개에 둘러싸인 하더 클룸에서 본 주변 경관도 융프라요흐에 못지 않았다.
개별 입장권 구매시 융프라 186프랑: 하더 클룸 15프랑의 가격 격차에도 불구하고...
열차는 출발부터 이런 45도가 넘는 경사면을 오르기 시작한다.
올라가며 내려다 보는 인터라켄 시내 전경도 아름답다.
산 위의 기차 정거장
기차에서 내려 위와 같은 산책로를 좀 걸어가면 고성같은 산중 호텔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등산
로가 있다.
산중 호텔 옆에서 알프스의 전통적인 악기를 부는 노인을 보았다. 순전히 입으로만 연주하는데
대단한 폐활량이 요구될 것 같다.
등산 코스를 따라 잠시 걸어보자며 시작한 산행이 결국 약간 불편해진 무릎을 이끌고 정상까지 도달
하고 말았다.
좀 더 늦은 시간에 왔다면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강렬한 역광 탓에 눈앞의 아름움을 제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
숙소로 돌아가는 중 눈에 띈 주변경치...
석양을 배경으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인다.
패러글라이딩은 170 - 155프랑... 한번 타고 싶었지만 관광객도 아닌 배낭 여행자에게
너무 사치인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스위스가 분명히 자연경관측면에서 살기 좋은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비싼 물가 때문에 장기 체류는 쉽지 않는 나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특이한 것는 입장료 비싸고 별로 볼 것이 없는 융프라우요흐에는 수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을 하고
있었는데 값도 싸고 경관도 그에 못지 않는 쉬니케 플라테나 하더 클룸에서는 한국인을 찾아 보기가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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