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엔 비-취가 없다.
마이애미 호텔 도착시간이 새벽 2시 정도였기 때문에 마이애미 체류는 사실상 1박이 되어버렸다. 계획대로 도착했다면 낮에 시내 구경을 하고 다음 날 박람회를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근 하루를 비행기에서 보내는 바람에 시내 구경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 사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마이애미 하면 바다와 해변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물론 넓은 의미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말하면 마이애미 비-취에 바다와 해변이 있는 것이다. 이곳의 행정구역이 마이애미와 마이애미 비-취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고 사실상 마이애미에는 비-취가 없고 마이애미 비-취에 가야 Beach는 물론 bitch도 있다.
마이애미시내 전경, 영화속 같은 멋진 기차가 지상위로 운행핮다.
횡단보도의 정지신호시 빨간색은 우리와 같다.
하지만 보행자 신호가 흰색이라 처음에는 건너도 되는 건지 망설여 졌다.
야자수와 어울린 도심 건물들의 모습
마이애미 컨벤션센타를 건너편에 두고 유리를 통해 한 컷
저 기차는 타보지 못했고 버스만 이용했는데 도심 미관을 해치지 않고 잘 지은 것 같다.
여기서 한 대목 우리는 영어로 발음 시 반드시 비-취와 비취를 구분해야한다.
가령 나는 해변을 좋아 한다는 의미로 “아이 러브 비취.”라고 발음하면 외국애들은 “I love
bitch."로 알아듣고 이상한 우릴 이상한 놈으로 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발음을 하면서 Beach가 bitch로 들리지 않도록 발음하려고 신경썼다.
원어민들과 발음할 때는 발음이 정말 중요하다. 외국어를 배울 때는 강사들이 학생들의 수준과 그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때문에 감으로 알아듣고 대응하기 때문에 발음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하면서 발음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일례로 숙소에서 어디서 아침을 먹냐는 질문을 “Where can I have breakfast?"했는데
몇 번을 말해도 알아듣질 못한다. 결국 morning을 붙여 morning breakfast라고 하니 알아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그냥 하던 대로 breakfast를 “bleakpast"로 들리도록 발음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비-취도 없는 마이애미에는 왜 갔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맞다, 거기엔 이유가 있었지만 그것 또한 우습게 되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을 뒤지다 내가 미국에 도착하는 그 시점에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하려다 여성단체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던 국제 성인산업 박람회가 마이애미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ㅋㅋㅋ 결국 처음 미국 서부를 여행의 시작점으로 하려던 계획을 바꾸어 마이애미까지 날아왔던 것이다.
아! 근데 이런 분명히 장소가 마이애미 컨벤션 센터였는데 다음날 지도를 보면서 묻고 물어 컨벤션 센터를 찾아가니 웬지 주변이 썰렁, 주변 직원에게 물어보니 여기서는 그런 박람회가 없고 아마 마이애미 비-취 컨벤션 센터일 거라고 가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준다. 이런 젠장! 처음부터 마이애미 비-취 컨벤션 센터라고 공고를 했어야지! 아마 내가 정보를 입수한 이후 장소를 수정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토요일 오전인데도 그 쪽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는데 나처럼 잘못 찾아 온 사람들 이었던 것 같다.
그 행사를 보려고 일부러 마이애미 비-취가 아니라 마이애미에 숙소를 잡았는데 결국 비-취로 다시 이동해야 했다. 행사의 세부 내용은 19금이라 비공개하기로 한다. 다만 박람회를 구경하면서 이들 서양인들 특히 일반인 관람객 여성들의 개방적인 행동에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항상 성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우리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필리핀 어학연수 중 현지 강사가 하는 말이 “나는 한국 여학생들의 이중적인 행동에 정말 매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수업중이나 평상시 너무나 얌전하고 수줍어하고 말도 잘 하지 않던 대부분의 학생들이 술만 마시면 완전히 다른 인격체로 탄생하는데 이해 할 수 없다.” 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술에 취하니 자기 행동을 통제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니겠냐고 하니, “아니란다. 자기 생각에는 이미 술을 마시기 전부터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많이 마시지 않아도 그런 행동이 나온 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한국인들이 참 스트레스가 많은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외부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자신의 내면에 이중성을 갖고 상황에 따라 달리 표출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 이겠는가.
마이애미 비-취로 이동중에 본 호화 유람선
마이애미 비-취 컨벤션 센타 앞에서 한 컷
컨벤션 센타 앞에는 동성연애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마이애미 비-취 인근 식당가, 이들은 대부분 식당 외부에 좌석을 마련하고 손님을 맞고 있다.
거리의 풍경 대부분이 여행온 휴양객들이라 복장이 간편하고 심지어 수영복만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단추를 누르도록 되어있고 누르지 않으면 신호가 오랬동안 바뀌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장애인 석이 있지만 여기 장애인석배려를은 평시에는 일반인들이 앉지만 휠체어 탑승객이 타면
좌석 3개를 접어 휠체어 탑승객의 자리로 만들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박람회를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이애미관광안내 책자를 하나 얻었다. 계획대로라면 다음날 플로리다주의 최 남단 키 웨스트로 떠나야 하기에 정보가 필요했다. 그런데 안내 책자를 살펴보던 중 오기 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또 하나의 눈에 띄는 관광지가 있었다. 다름 아닌 World Erotic Art Museum.ㅋㅋ 성인박람회 본다고 마이애미까지 날아온 내가 그냥 지나친다면 그 또한 이중성의 표출이 아니겠는가? 결국 키 웨스트로 떠나는 일정을 미루고 마이애미 비-취에서 1박을 하기로 하고 새벽 3시까지 인터넷을 뒤지며 숙소를 찾아 예약을 했다.
마이애미 비-취와 비-취 앤 비취, 때늦은 후회
다음날 마이애미 비-취로 이동 숙소에 도착했으나 체크인 까지 두 시간이 남아 걸어서 박물관을 찾아 갔다. 겉으로 보기엔 허름해 보였으나 내부 관람시설은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첨단 시설로 잘 꾸며져 있었다. 기원전부터 현 시대에 이르기 까지 개인이나 화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려진 각종 예술품들 4,000여점. 전시품들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생각은 똑 같았구나 하는 생각, 현대에 매스콤의 발달로 성이 문란해졌다고들 하지만 과거의 그림이나 조각들을 보면 성에 대한 인간들의 기본적인 사고는 시대에 따라 달라진 것이 결코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그러한 작품들을 만들어 예술품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질 수 있게 했던 자들의 용기에 비해 우리의 삶은 너무나 큰 이중성의 틀에 갇혀 있었구나 하는 후회를 해 본다. 아쉬웠던 점은 사진 촬영이 절대 금지되었던 것.ㅜㅜ
숙소 체크인 후 햇볕이 너무 강렬한 한 낮을 피해 저녁 무렵 해변엔 나갔다. 이미 길거리에서 부터 이곳 사람들의 자유스런 옷차림은 나의 눈을 즐겁게 했지만 막상 해변에 가니 너무나 많은 비치들 때문에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항상 인간은 모든 것이 부족할 때 더 강한 욕망을 느낀다는 진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해변을 거닐 던 중 과감하게 상체를 다 내놓고 물에서 나오던 갈색 피부의 여성에게 접근,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다가 단박에 “노”라고 거절 당했다. 용기인지 망령인지 ㅋㅋㅋ
마이애미 비- 취 거리
이곳 흑인 여성들의 비만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진에 있는 사람들은 양호한 편이다.
마이애미 비-취 해변
아 아쉽게도 주변에 나의 멋진 모델이 되어 줄 미녀들이 없었다.
잘 못해 해외에 나와서 풍속범으로 몰릴까봐 사진기를 함부로 들이대지 못했다.
마이애미 해변 남단의 공원에서...
마이애미 해변은 과감한 노출의 서양여성들이 많고 해변이 넓다는 것 빼고는 해운대와 비슷한 느낌이다.
사실 맘만 먹으면 좀 점잖지 않은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겠지만 카메라를 들고 어슬렁거리는 나를 주변의 사람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주시하는 것 같았고 여기 온 목적이 파파라치나 몰카를 위해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구도의 풍경 사진을 찍는데 주력했지만 조금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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