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서 야간버스로 10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카파도키아라는 곳에 갔다.
터키 여행자들의 일반적인 루트가 이스탄불-카파도키아-파묵칼레-셀죽(혹은 안탈야)-브루사
-이스탄불 인것 같았다.
야간버스를 좋아하지 않지만 카파도키아를 가는 아침 버스는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버스비는 같은 버스를 타도 구입한 여행사에 따라 50,55,60리라 등 사람마다 차이가 있었다.
저녁 6시 반에 슐탄아메드 근처의 여행사 앞에서 픽업차량을 타고 버스 터미널까지 이동,
그 곳에서 정규버스 티켓으로 교환 한 후 잠시 대기 하다 8시 30분이 못되어 출발했다.
중간에 서너번 버스가 정차한 것 같았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정차한 휴게소에서 화장실에 갔는데
그 때까지도 돈 받은 직원이 버티고 있어 작은 일 보는데도 1리라를 지불해야 했다.
경우에 따라 데니즐인가 하는 곳에서 미니 버스로 갈아타고 가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탄 버스는
최종 목적지인 괴레메까지 데려다 주었다. 도착시각 아침 7시 전후.
숙소는 예약하지 않고 숙소 이름과 위치만 2개 적어 갔는데 버스 안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나
한국인들이 많이 간다는 이슈트라(Isutra)(?)라는 호(스)텔에 따라갔다.
비수기 인데도 방 값이 올라 도미토리도 20리라를 받는 다는 주인과 흥정 끝에 같이 간 3인이 3인실을
1인당 18리라에 묵기로 했는데, 어라!!! 유로와 터키 리라의 색깔이 비슷해서 그린 투어비용 60리라를
지불하면서10리라 대신 10유로짜리를 주는 멍청한 실수를 했다. ㅜㅜ
게다가 겨울철, 비오는 날에 이루어진 그린투어는 정말 비추! 더우기 로마에서 기독교인들의 지하 묘지
이자 피난 처인 카따콤베를 보았기에 카파도키아의 지하도시는 별 색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광대한 면적에 펼쳐진 카파도키아 계곡과 그 조각품들...
계곡에 로즈벨리, 레드벨리 등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퇴적층의 색깔에 따른 구분 같다.
저 바위에 있는 구멍들은 최초 기독교인들이 로마의 기독교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도망와 숨어지냈던 피난처와 교회, 수도원등의 흔적이고 그 후에는 터키 인들도 주거로 사용하기도 했단다.
어떻게 저런 곳에 자리를 잡고 살 생각을 했는지 인간의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유적이다.
여행 가이드북에 의하면 이 곳은 과거 아주 옛날에는 바다속 지형의 일부분 이었을 거라고 한다.
풍화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 특히 버섯 모양의 바위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에는 선명하지 않지만 눈으로 보면 앞쪽의 계곡은 분홍색이고 뒤 쪽의 계곡은 붉은 색에 속한다.
카파도키아의 인공적 볼거리...
벌룬투어...
우리는 직접 타지는 않고 이른 아침에 부근의 언덕에 올라 벌룬의 뜨는 모습을 감상했다.
그날 기온이 영하12도인지도 모르고 호텔의 한국인 8명이 단체로 올라갔다가 너무 춥고 손이 시려워
손을 비벼가며 사진을 찍어야 했다. ㅋㅋ 무슨 사명감인지...
돈을 100유로(또는 110유로)씩 주고 벌룬타고 높이 올라간 사람들은 얼마나 추웠을까?
ㅎㅎ 어찌 보면 돈 내고 혹한기 체험을 하는 격이다.
이날 뜬 벌룬은 대약 50개, 전 날 바람때문에 뜨지 못하여 그 수가 약간 늘어난 것이다.
성수기에는 한번에 70여개의 벌룬이 떠서 이동하는데 그 전체 탑승인원이 1,000명이 넘는다고 그 광경이
벌룬타고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경치보다 더 멋있다고 한다.
바위 모양이 피카추를 닮았다.^^
올라 가기도 힘든 바위에 어떻게 저렇게 구멍을 내고 공간을 만들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계곡이라 해가 산 아래로 떨어지면 무척 어두워지고 추워진다.
사실 대 낮에 혼자 계곡 깊은 곳을 구경하는데도 비수기라 사람이 한명도 없어 너무 고요하고, 사방 바위에는 주거로 이용하던 구멍들이 뚫려있어 어디서 누가 뛰쳐나오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도 생겼었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사진을 찍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다.
해와 구름과 비와 바람이라는 자연 조각가들이 오랜 기간동안 합작해 만들어내고 있는 이 광장한 작품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몇 십년 후에는 현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질 것이다.
그들의 작품이 다 끝날 때 까지 지구가 온전히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